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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진형식

아홉 살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추억 할 일이 살다 보면 뭐 그리 많을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할아버지 기일에도 가게 되면 출가한 손녀딸이라 가면 가는 거고 못 가면 말고 하는 식으로 그저 살기 바빴지요. 40년 전 수몰 된 고향에 홀로 남겨 두고 온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를 당장 이전하라는 황당한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할아버지가 묫자리를 잡고 아버지가 산소를 모신 자리가 분명한데 40년이 지나 우리 땅이 아니라니! 누구 탓을 할 시간도 없이 할아버지를 어디로 모셔야 할 지 온 가족이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측량을 다시 해서 우리 땅의 남은 공간에 작지만 아늑한 자리를 잡고 할아버지 묘소를 개장해 화장을 해서 모셨습니다. 남의 땅에 40년을 누워 계시다 나온 할아버지 유골을 가슴에 안고..
아홉 살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추억 할 일이 살다 보면 뭐 그리 많을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할아버지 기일에도 가게 되면 출가한 손녀딸이라 가면 가는 거고 못 가면 말고 하는 식으로 그저 살기 바빴지요. 40년 전 수몰 된 고향에 홀로 남겨 두고 온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를 당장 이전하라는 황당한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할아버지가 묫자리를 잡고 아버지가 산소를 모신 자리가 분명한데 40년이 지나 우리 땅이 아니라니! 누구 탓을 할 시간도 없이 할아버지를 어디로 모셔야 할 지 온 가족이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측량을 다시 해서 우리 땅의 남은 공간에 작지만 아늑한 자리를 잡고 할아버지 묘소를 개장해 화장을 해서 모셨습니다. 남의 땅에 40년을 누워 계시다 나온 할아버지 유골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자리로 옮겨 드리며 깨달았습니다. ' 아, 이제야 내가 할아버지 손녀 노릇을 하는 구나. 할아버지가 참 오래 기다리셨구나. ' 조상을 안다는 건 내 뿌리를 알아간다는 것이라는 말을 뼛속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조상이 없는 사람은 없지요. 살면서 우린 참 많은 걸 배웁니다. 그러나 정작 평범하게 살다 가셨지만 나를 있게 한 가장 소중한 나의 뿌리, 내 할아버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나를 알아가는 출발점이 저에겐 제 할아버지였습니다.
평범한 삶을 더 특별하게 기억하고 사랑하며 살고 싶어서 그림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방송 작가로 일하며 24 절기 음식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 <당신의 식사는 안녕하십니까? >을 함께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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